새시대 교수법 190

미국 명문대의 저력 1

요즘 미국 대학들은 울상입니다. 미국의 경제가 한동안 나쁘더니 그 여파가 드디 어 대학까지 번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정부 예산이 줄어듦에 따라 정부의 대학 지원금이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미시간 주의 경우 22%나 삭감되었습니다. 대학마 다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교직원 채용 금지, 학과 통폐합을 고려하는 중입니다. 등록금은 20% 이상 인상될 예정입니다.

문제는 주립대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립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학생들이 등록금이 비싼 사립대 진학을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사립대는 학생이 줄어들어서 문제고, 주립대는 더 많은 학생을 더 적은 예산으로 꾸려나가야 하는 부담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전혀 끄떡하지 않는 대학들이 있습니다. 바로 하버 드, 프린스턴 같은 미국의 명문대학들입니다. 이런 대학들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 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은 180억 달러나 되는 거액의 자금(endowment)이 있습니다. 한국 돈으 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20 조원이나 됩니다. 열 네 자리 숫자는 감이 좀처럼 잡히 지 않습니다. 과연 이런 천문학적인 액수는 얼마나 될까요?

자금이 벌어들이는 이자수입을 총 학생 수로 나누어 따져보지요. 하버드 대 학의 경우, 학생 한 명 당 1 억 원이 들어오는 셈입니다. 지난 2년 연속 우수 대 학 랭킹 1위를 달린 프린스턴 대학이 지닌 자금도 이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우, 어느 교수가 따져 보았습니다. 만약 지금부터 대학이 돈 한 푼 벌어들이지 않고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 주면서) 현재 지닌 자금만으로 과연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현재의 톱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답을 보니 실로 경악할 노릇입니다. 프린스턴 대학은 장장 3050년도까지 세계 톱 대학으로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말이 3050년이지만 앞으로 천 년을 더 지속하다는 말은 곧 영 원하다는 뜻입니다.

미국의 명문대는 이런 막대한 자금이 뒷받침 해주고 있기 때문에 심한 경제난에도 전혀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이런 자금은 사립대만이 지닌 것이 아닙니다. 명문 주립대는 명문사립대와 맞먹는 수준의 자금을 지니고 있습니다.

, 잘 못 이해하지 마십시오. 부자 대학이라고 다 명문대학이 되는 것은 아닙니 다. 하지만 대학의 재산은 대학이 주변 환경이나 일시적 어려움에 아랑곳 하지 않 고 대학의 방향과 철학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저력을 가져다줍니다. 누가 교육부 장관이 되던지, 어떤 교육 정책이 나오던지, 어떤 난제가 나타나던지 관 계없습니다. , 자금은 대학의 자율권을 실질적으로, 철저히 보장해준다는 뜻입 니다.

한국에 세계적 명문대가 나오게 하려면 경제와 정치로부터 대학의 독립(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말로만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장해주어 야 합니다.

다음 호에는 명문대가 어떻게 이런 자금을 모을 수 있었는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