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반드시 일어설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

 

조벽, 최성애

 

명진 출판

1998. 3. 17.

 

30회 청소년 권장 도서 선정

1999년 국방부 권장 도서 선정

 

 

“답은 87.40080763입니다.”는 틀렸습니다.

 

뉴턴의 사과가 항상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야 하듯이 산업화 시대에는 뉴턴의 법칙 같은 절대적인 이론들이 인간의 모든 사고와 생활을 지배하게 되고 말았다. 세 살 적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유아기의 경험이 성인의 성격과 정신 건강 상태를 완전히 결정 짓는다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잘 요약해 준다. 파블로프의 조건 반사, 또는 스키너의 자극과 반응이라는 기계적 학설이 교육에도 자리를 굳혔다. 따라서 학생도 파블로프의 개 다루듯 말을 잘 들으면 머리 쓰다듬어 주고 안 들으면 때려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꼭 이래야만 된다는 사고 방식은 뒤집어 놓고 말하면 그것 이외는 아무것도 허용이 안 되는 배타적인 사고 방식이다. 그러니 “눈 파랗고 금발인 아리안 인종만이 최고로 우수하다.”라는 히틀러나 “조센징은 안 돼”라고 못 박는 히로히토는 다 한통속의 배타적이고 닫힌 생각의 원흉인 것이다.

     일차 대전과 이차 대전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과학의 어두운 면을 실감했다. 그로 인하여 과학의 선악설(善惡說)이 나돌기는 하였지만 그 동안 기술은 계속 발달해 나갔다. 전기 제품은 전자 제품으로 대치되고, 자동차 성능보다는 컴퓨터 성능을 더 따지는 세상이 되었다. 아무나 아무 때나 어디서나 일할 수 있게 되자 고속도로 건설보다 정보 고속도로가 더 시급해졌다. 의식주가 해결되어 여유가 생기자 사람들은 취향을 따지기 시작했다. 제조 업자는 값싸게 대량 생산해 내놓아 봤자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비싸더라도 고품질과 서비스 위주의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들어가야만 했다.

     서너 방송국이 주축이 되어 온 세계의 사람의 의견을 한가지로 동화시키는 요술을 부렸던 매스미디어가 500개 채널의 멀티미디어로 쪼개지고, 사람들은 점점 여러 갈래의 사람들과 색다른 경험을 하고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이래야만 된다.”라는 산업 시대의 배타적 사고 방식이 이제는 어이없게 들리는 세상이 되었다.

     환경 오염이라는 범세계적인 문제에 부딪치면서 사람들은 과학 기술과 이성적 합리주의의 한계를 비로소 인식한다. 서로 경쟁을 하더라도 협력을 해야만 사는 ‘경쟁’협력 체제의 글로벌(지구촌) 시대가 온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 기구(APEC), 우루과이 라운드(UR), 무역과 관세를 위한 국제 조약(GATT) 같은 범세계적인 통합 체제 속에서 각 나라가 협력한다는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각 나라가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경쟁을 치르겠다는 무한 경쟁의 선언을 뜻하기도 한다. 이렇게 동시에 상반된 개념이 갖는 이중성이 이 시대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비결정론적, 가변적, 다양성, 이중성. 이런 기본 성향을 알고 보면 요즘 들리는 어지러운 구호들이 쉽게 파악된다. 골치 아픈 세상으로 느껴지기보다 아주 재미있고 신나는 세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